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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9월 18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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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는 이라크에 대한 국제사회의 엄중 대처를 촉구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 국가들은 이라크의 전쟁 기도가 무모한 모험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라크의 준전시 태세〓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집권 바트당에 이라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전군에 상시 동원령을 내렸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의 반체제 인사들에게 800만달러(약 90억원)를 지원키로 결정한 데 대한 조치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후세인 대통령이 서명한 이 포고령은 공무원과 일반 시민이 군사훈련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자원자’들은 자동화기와 로켓발사 훈련을 받게 된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사실상 준전시 태세에 돌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라크는 17일 쿠웨이트가 자국의 원유를 훔쳐가고 있다는 비난을 나흘 만에 3번째로 되풀이했다. 정부 기관지 알 줌후리야는 도난 원유량이 하루 30만∼35만배럴이라고 보도했다. 쿠웨이트가 주로 이라크 남부의 루메일라 주베이르 바스라 유전에서 미국의 지원 아래 석유를 훔쳐가고 있다는 것.
이라크는 1990년 쿠웨이트 침공 직전에도 쿠웨이트가 루메일라 유전에서 원유를 훔쳐간다고 비난한 바 있다.
▽미국의 무력사용 경고〓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17일 싱가포르에 기항중인 USS저먼타운호 함상에서 “쿠웨이트와 함께 이라크의 전쟁기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언 장관은 이어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의 어떠한 위협도 충분히 분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쿠웨이트는 17일 비상 각료회의를 열어 원유를 훔쳐가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는 한편 “이라크가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가 이라크에 대해 엄중한 조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쿠웨이트는 “도발땐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10주년을 맞아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한 쿠웨이트군은 최근의 정치 군사적 사태 전개에 관해 연합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 국가도 “이라크의 전쟁기도가 무모한 모험”이라고 비난하고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