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폭등세…텍사스油 한때 36달러

  • 입력 2000년 9월 16일 18시 46분


최근 혼조세를 보여온 국제유가가 중동 지역의 이라크―쿠웨이트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다시 폭등세로 돌아섰다.

유가는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무력행사 의지를 시사한 다음날인 15일 일제히 급등해 90년 걸프전 발발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 상품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0월 인도 분은 한때 배럴당 36달러까지 치솟았다가 35.9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날보다 1.85달러나 상승한 것.

같은 날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분도 전날보다 2.21달러나 오른 34.90달러에 마감됐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10월 인도 분) 역시 전날보다 2.20달러 상승한 31.70달러로 마감, 7일 기록한 10년 만의 최고치(31.43달러)를 경신했다.

이처럼 유가가 폭등세로 반전한 것은 이라크가 14일 자국내 원유를 쿠웨이트가 도둑 채굴하고 있다며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에 전투기를 접근시키는 등 무력시위를 감행한데 따른 것이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와 만나 “고유가의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측은 “클린턴 대통령이 전략비축유(SPR) 6억배럴의 방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21개 회원국은 내주 중 브루나이에서 회의를 열어 유가폭등에 관한 APEC 차원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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