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티모르 유엔요원 4명 피살…독립반대 민병대등 습격

  • 입력 2000년 9월 7일 01시 03분


지난해 인도네시아로부터 동티모르의 분리독립이 결정되면서 국제적인 군사개입이 시작된 후 티모르섬에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동티모르에서 친인도네시아 활동을 벌이다 서티모르로 옮겨간 난민 수천명과 민병대는 6일 동서티모르의 접경지대인 아탐부아에서 구호활동을 펴온 유엔 관계자의 사무실을 습격, 유엔 요원 4명을 살해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폭도들은 유엔 요원들을 무참하게 살해한 뒤 시체를 불태웠다.

사건이 나자 동티모르에서 활동중인 유엔 평화유지군은 인도네시아정부의 승인을 얻어 서티모르에 무장헬기 2대를 포함한 4대의 헬기를 급파했다. 평화유지군은 참극이 벌어진 사무실 인근에 피해있던 유엔 요원 54명을 동티모르로 대피시켰다.

동티모르 주둔 호주군사령관 컨케인 루이스 준장은 5일 “평화유지군이 무장 민병대로부터 위협을 받게 될 경우 구두 경고후 총기를 발사토록 한 교전수칙을 고쳐 사전경고 없이도 발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의 무력 도발이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군의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이같은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동티모르의 독립이 확정된 뒤 서티모르로 대피한 난민 9만여명을 돌보고 있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동티모르의 독립에 반대하는 폭도들이 최근 여러차례 유엔 요원과 사무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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