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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28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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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특별법원은 26일 레흐 바웬사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27일에는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의 전력(前歷)에 의혹을 제기했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두 사람은 10월에 있을 폴란드 대선의 후보로 경쟁 중이다.
대선 후보들의 전력 조사를 담당한 특별법원의 보구슬로 니지엔스키 검사는 27일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이 80년대 비밀경찰의 끄나풀 노릇을 했다는 문서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암호명은 ‘알렉’이었다는 것.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은 펄쩍 뛴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공정한 경쟁으로는 나를 이길 수 없는 쪽에서 기획한 정치 게임이 아니길 바란다”며 “특별법원이 모든 의혹을 풀어줄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태도.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은 벌써 50%를 넘는 지지율로 12명의 대선 후보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앞서 특별법원은 26일 폴란드 자유노조 ‘솔리다르노시치(연대)’의 창설자로 민주화의 상징인 바웬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특별검사들은 바웬사가 70년대 비밀경찰의 정보원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파일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웬사는 문제의 파일이 공산정권의 조작이라고 반박한다.
아직 파일의 진위는 가려지지 않았다. 문서 조작을 통해 민주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명예를 더럽힌 것은 공산정권 시절 비밀경찰의 고전적 수법에 속했기 때문. 아무튼 특별법원의 조사 결과 공산정권에 조력했으면서도 이를 양심선언하지 않고 숨긴 후보는 대선 입후보권이 박탈된다. 폴란드판 ‘역사 바로 세우기’가 10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