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괴한 FAO청사 총기난사 8명 사상

  • 입력 2000년 6월 29일 08시 52분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이 28일 대(對)이라크 공습중단, 경제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며 이라크 주재 유엔식량농업기구(FAO)청사에 난입하여 총기를 난사해 유엔 직원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유엔 관계자들은 "무장괴한이 바그다드 남부 소재 FAO 청사에서 유엔 직원 등 50여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면서 "이라크 당국은 사건 2시간 만에 특수요원을 급파해 이 괴한을 체포하고 사태를 진압했다"고 말했다.

아미르 A. 카릴 이라크 주재 FAO 국장은 "유엔직원 2명이 사망하고 이라크 경호요원 등 6명이 부상했다"면서 "사망자는 소말리아 출신 행정관인 유수프 압딜레씨와 이라크 출신 정보관리관 마르웨완 모하메드 하산씨"라고 밝혔다. 그는 "체포된 무장괴한은 올래 38세의 포와드 후세인 하이다르씨이며 이라크 육군에서 10년간 근무한 전직 군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저지른 하이다르씨는 체포 직후 기자회견에서 "총기를 난사하며 저항했지만 아무도 죽이지는 않았다"면서 "체포돼 건물에서 떠날 때 비로소 유엔직원 2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행 이유에 대해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 제재 때문에 수많은 무고한 어린이와 노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런 비극을 외부에 알리고 싶었다"면서 "당초 카릴 FAO 국장을 인질로 잡아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 제제는 수백만 이라크인을 빈곤과 절망의 수렁으로 내몰았다"면서 "나는 비록 사형을 당하겠지만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같고 이번 사건과 똑같은 일을 준비 중인 사람은 아직도 무수히 많다"고 경고했다.

범인의 요구사항과 관련해 베논 세반 유엔 이라크프로그램 사무국장은 안전보장이사회 보고를 마친 뒤 "범인이 대(對)이라크 공습 중단, 경제 제재 희생자에 대한보상, 암만과 바그다드간 정기항로 개설, 희생된 이라크 어린이를 위한 위령비 건립등 4가지 사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지난 90년 쿠웨이트를 침범한 이후 유엔의 경제 제재를 받아왔으며 특히 일부 품목에 한해 수출을 할 경우에도 제재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철저한 통제를 받고 있다.

[바그다드.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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