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노동변화 보고서]전세계 극빈인구 2억 늘었다

  • 입력 2000년 6월 21일 18시 54분


‘가난한 사람들에겐 첨단기술(IT) 혁명조차 그림의 떡인가.’

국제노동기구(ILO)가 ‘2000년 세계노동보고서’에서 지난 5년 사이 극빈자 수가 2억명이나 늘었고 전세계 60억 인구 가운데 4분의 1인 15억명이 하루 1달러(약 1100원) 미만으로 살아 가고 있다고 밝혔다고 21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전세계 8억5000만명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거나 생계비 이하의 급여를 받는 노동자들이라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이런 통계는 지난 5년 동안 전세계에 퍼져나간 첨단기술 혁명이 미국 유럽 등 일부 국가의 일부 계층에만 엄청난 부(富)를 안겨주었을 뿐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은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성인 가운데 30%가 문맹이며 인구 30%가 적정한 음료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5세 미만의 어린이 가운데 30%가 정상 체중에 미치지 못한다.

가난 때문에 2억5000만명의 어린이는 노동현장에 투입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학업을 받지 못해 ‘빈곤의 대물림’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극빈자들은 주로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와 동유럽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한편 전세계 1억5000만명의 실업자 가운데 75%는 실업수당 등 실업보험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들조차 1990년대 들어 실업보험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ILO 회원국 가운데 가장 관대한 실업보험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아이슬란드 등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이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이 9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노사정 3자 합의로 실업자 보호대책을 대폭 확대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면서 “실업문제에 대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쏟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