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교황訪北 초청의사 金위원장 밝혀"

  • 입력 2000년 6월 17일 02시 51분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평양 정상회담 석상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북한을 방문하도록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16일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평양에서) 김위원장에게, 3월 (로마에서) 교황을 접견했을 때 북한 방문의사를 타진했더니 교황이 ‘내가 가면 기적일 것’이라며 싫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하고 김위원장에게 교황을 초청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위원장은 “교황의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은 뒤 “그렇다면 오시라고 하라”며 이를 수락했다고 김대통령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따라 “조만간 교황의 북한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에게 교황청에 김위원장의 교황초청의사를 전달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이번 회담으로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자는 것이 확실해졌다”며 “우리가 마음만 먹으며 동족끼리 피를 흘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공동성명에 명시한 ‘자주’와 관련, “남북이 주변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우리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자주이므로 북한도 미 일 등과 잘 지내도록 해야 하며 우리가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김위원장에게 일본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이에 김위원장은 ‘감사히 접수했다고 전해달라’고 말했으며 이런 내용을 오늘 (이정빈장관을 통해) 일본에 통보했다”고 소개했다.

김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그쪽 얘기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남북간 협력부분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와 우리의 생각들을 문서로 만들어 북측에 줬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국무위원들에게 “모두 참여해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해당분야에서 잘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자기 분야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검토하라”며 후속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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