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에선 벌써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와의 29일 한일 정상회담과 다음달 6일에 있을 김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한일 양국의 입장을 조율하고 공조를 확인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외교부는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있을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김대중정부 출범 이후 구축해 온 안정적인 양국관계의 기조를 총론적인 입장에서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리 신임총리의 대한(對韓) 외교노선이 전임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이번 회담이 두 정상간의 첫 대면이고,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보름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그 같은 설명의 논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견설’을 불식시키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따라서 북한 핵 및 미사일문제나 북-일수교 등에 관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통령의 이례적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총리 장례식 참석은 두 사람간의 특별한 ‘우정(友情)’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측의 공식 설명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친구’ ‘스승’이라고 부를 정도로 역대 어느 정상들보다 두터운 교분을 유지해 왔다.
1963년 케네디 미국대통령 사망 때 박정희(朴正熙) 당시 대통령당선자가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박당선자는 현직 대통령은 아니었다.
이번 장례식에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정부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한미일간의 ‘3각 공조’를 강화하는 상징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