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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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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트롬은 “사람들은 이제 연봉을 줄이는 대신 우리 사주를 받기로 한 것이 잘못된 결정이 아니었는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공급 회사인 스펜서 스튜어트의 제임스 시트린은 “주가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사람들이 인터넷 경제에서 더 안정적인 기업들로 빠져나갈 것”이라면서 퇴직금 문제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기업 열풍이 벌써 사그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도 많이 있다. 새로 생긴 넷느와.컴이라는 웹사이트의 법률고문이었던 찬 메리트포리는 컴퓨터와 팩스때문에 여러 번 문제를 겪은 후 1월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휴렛팩커드에 근무하는 앨리슨 존슨도 자신이 지금의 회사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인터넷 기업으로 옮겨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컨설턴트인 아이잭 래스키 역시 “위태로운 인터넷 기업에서 일을 하느니 차라리 실업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물론 인터넷 기업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추세가 분명하게 시작되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전통적인 회사에서는 여전히 캐주얼 복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공짜 카푸치노 커피도 제공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스닥 지수가 4일 만에 17%나 하락하는 현상이 계속된다면 상황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인터넷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 특히 얼마 전에야 회사를 공개해서 현재 주식시장에서 계속 돈을 잃고 있는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주로 기술과 관련된 전통적인 기업으로부터 유혹의 손짓을 받고 있다.
또한 너무나 자유로운 인터넷 기업의 분위기가 오히려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CNN의 프로듀서였던 칼라 드 루카는 1년 전 전자상거래 회사인 비욘드.컴에 입사했으나 우리 사주도 마다한 채 4개월 만에 그만두고 말았다. 끝도 없이 회의를 여는 데만 분주한 고위 중역들이나, 집에서 기르는 개를 데리고 출근해도 좋다는 회사 방침 때문에 개 사육장처럼 변해버린 사무실에 적응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야심적인 계획을 세웠지만 “그 계획이 현실화되는 데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고 말했다.
비서와 지원부서의 도움을 받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새로 창업된 기업에서 사무용품이 모자라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메리트포리는 지난해 말에 넷느와.컴의 법률고문으로 입사했으나 오래지 않아 회사의 현실을 깨달아야 했다. 팩스가 모자라서 자기 집에 있는 팩스를 사무실로 가져와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 전자우편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컴퓨터가 고장난 지 일주일이 다 되도록 아무도 수리를 하러 오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예전에 다니던 회사로 돌아갔다.
전통적인 기업의 고용주들은 인터넷 기업으로 떠났던 직원들이 돌아오는 것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이다. 애플 컴퓨터의 케이티 코튼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에게 돌아오는 사람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데스크는 심지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후 몇 달 뒤에 정말로 새로운 회사가 더 마음에 드느냐는 내용의 엽서를 보내기까지 한다. 이 회사의 프레드 콜러 인사부장은 “우리는 실력 있는 사람들이 돌아오는 것을 언제나 환영할 것이라는 뜻을 그들에게 밝혀두고 싶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tech/00/04/biztech/articles/14fle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