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동예루살렘 방문…성지순례 엿새일정 마쳐

  • 입력 2000년 3월 26일 22시 45분


로마 가톨릭교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6일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모두 성지로 여기고 있는 동예루살렘을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6일간의 중동 성지순례를 마쳤다.

동예루살렘에는 유대교가 성소로 여기는 ‘통곡의 벽’과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가 승천한 곳으로 믿고 있는 이슬람사원,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가 승천한 곳으로 전해진 기독교 ‘성묘교회’가 있다.

교황은 이날 세 종교의 성소를 나란히 방문함으로써 종교간 화해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 그의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교황은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형제애와 자유, 존엄과 정의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는 ‘평화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면서 “기독교인은 기독교 내부의 반목과 분열부터 극복해 이같은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6일간의 중동 순례에서 팔레스타인 독립의 당위성을 지지해 이슬람교도들을 고무시켰다. 또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2차대전중 유대인 학살)기념관을 방문해 학살당한 유대인들과 생존자 가족에게 ‘깊은 슬픔’을 전달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은 교황이 예루살렘의 반환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지 않은 점,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 당시 가톨릭교회가 침묵을 지킨 데 대해 사과하지 않은 점을 들어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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