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고교생 의식조사]한국 학생, 日보다 긍정적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5분


한국의 중고교생은 일본의 중고교생보다 자기자신과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며 학교에서도 더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재단법인 일한문화교류기금이 일본 외무성의 의뢰를 받아 양국 중고생의 생활형태와 의식을 조사해 최근 발표한 양국 교육 비교조사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는 서울의 인문계 고교생 732명(조사기간 1999년3∼4월)과 일본의 인문계 고교생 4252명(1999년2∼3월), 서울 부산의 중학생 820명(1999년3∼4월)과 도쿄(東京) 아키타(秋田) 시즈오카(靜岡) 시마네(島根)의 일본 중학생 1782명(1998년2∼3월)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7500여명이 넘는 한일 중고생을 대상으로 생활 및 의식을 조사한 것은 드문 일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장래전망에 대해 한국 고교생은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93.1%) ‘좋은 부모가 된다’(89.6%) ‘좋은 상대와 결혼한다’(86.7%) ‘일에서 성공한다’(86.4%) ‘경제적으로 매우 풍요하게 된다’(79.6%)는 항목에서 70%이상이 ‘가능할 것’이라거나 ‘아마도 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비해 일본 고교생은 각 항목에 대해 73.1∼47.4%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자기평가에서도 한국 고교생은 ‘친구가 많다’ ‘마음이 곱다’ ‘행동력이 있다’ ‘노력형이다’라는 15개 항목 중 10개 항목에서 일본 학생보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점심 먹는 것이 즐겁다’ ‘지각은 하지 않는다’ ‘시험공부는 열심히 한다’는 등 10개 항목에 걸친 학교생활 조사에서 한국 고교생은 8개 항목에서 일본 고교생보다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중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도 한국이 일본보다 높았다. 한국 중학생은 67.9%가 ‘즐겁다’고 응답했다. 일본은 도쿄 중학생의 53.0%, 아키타 시즈오카 시마네 중학생의 50.8%만이 ‘즐겁다’고 대답했다. 중학생의 수학이해도(70% 이상 이해하는 비율)는 한국이 78.6%, 도쿄 학생이 45.5%였다.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는 한국 중학생이 83.5%가 ‘매우 잘 지내고 있다’거나 ‘비교적 잘 지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일본은 도쿄 중학생의 51.4%, 지방도시 중학생의 53.5%가 매우, 또는 비교적 잘 지내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일본 중고생들은 높은 대학진학률과 풍요로움 속에서 한국 학생들에 비해 점차 성취의욕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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