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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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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이면 단풍으로 붉게 물든 치악산이 ‘걷기 물결’로 뒤덮인다. 동아일보사와 한국체육진흥회가 공동 개최하는 국제 걷기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5년의 연륜을 쌓으며 ‘잘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면서 걷기동호인들의 최대 축제마당으로 자리잡았다.
2002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 한국과 일본 양국이 마련하는 ‘우정걷기대회’는 또 다른 묘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걷기를 통해 한일 양국이 처음으로 손을 잡고 공동으로 마련한 인류의 축제인 월드컵을 제대로 치러내 세계인의 감동을 불러일으키자는 것.
순수 시민운동차원에서 벌어질 이번 한일우정걷기대회는 서울을 시작으로 월드컵 경기가 벌어질 한일 20개 도시를 순방하며 문화탐방도 하게 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사회에서 이미 20세기 초에 자연친화운동으로 널리 보급된 걷기운동이 국내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95년 동아일보사와 한국체육진흥회가 국내 최초의 국제걷기 대회를 개최하면서부터. 1회 대회 때 3000여명이 참가하던 걷기대회는 97년 국제걷기연맹(IML) 공인대회가 되면서 12개국 2만여명이 참가하는 대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에도 13개국 2만명이 참가해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서로의 친선과 우의를 다졌다. 걷는데는 국경이 없다. 국내 걷기 동호인들은 일본에서 벌어지는 ‘스리마치 데이’에 95년부터 태극기를 앞세워 참가를 하고 있고 걷기운동의 종주국인 네덜란드의 ‘포마치 데이’에도 정기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일본걷자걷자협회’ 회원들도 95년부터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걷기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문화적 이해를 넓히고 있다.
이번 ‘한일우정걷기대회’ 개최를 계기로 월드컵 공동개최지를 순방하며 한일양국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넓히게 됐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회로 모두가 승자인 걷기운동을 통해 한일 양국 국민이 서로에 대해 적대적이거나 경쟁상대라는 것을 제쳐놓고 인간으로서 관심을 갖게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전창기자·아사히신문 혼도 유키오기자>jeon@donga.com
▼시민 직접참여로 축제열기 확산 기대▼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대륙별 예선에 참가 신청을 한 국가는 모두 198개국. 이는 유엔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가맹국 수를 훨씬 넘어서는 숫자로 월드컵이야말로 지구촌의 축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가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까지 16번의 월드컵은 축구 열기가 대단한 유럽이나 남미에서 열렸기 때문에 전 국민적인 총화를 이끌어 내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94년 월드컵은 축구의 인기가 별로 없는 미국에서 열렸지만 스포츠 선진국답게 자원봉사자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고 조직위원회가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철저한 준비를 한 끝에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러냈다.
이에 비해 축구 문화가 덜 성숙된데다 제반 시설도 부족한 한국이 21세기의 첫 월드컵을 훌륭하게 치러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국민의 관심이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시민운동으로 월드컵문화 성숙을 이끌고 있다.
한국은 97년 5월 출범한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회장 이영덕)를 주축으로 친절 질서 운동과 우리문화 알리기, 외국문화 익히기 등 국민의 월드컵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는 올해에만 월드컵문화시민대축제 월드컵 성공기원 학생문예작품 공모 등의 행사를 펼칠 예정.
일본에서는 대회조직위원회를 주축으로 친절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양국 개최도시 걷기 대회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2002년월드컵 한국조직위원장 박세직/"양국 우호협력 증진에 큰 도움될것"▼
한일 양국민이 월드컵이 개최되는 20개 도시를 함께 걷는 ‘한일 걷기대회’가 열리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번 행사는 한일 우호협력관계 증진과 민간 차원의 만남과 교류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양국민의 우정과 신뢰 위에 축제의 분위기가 고양되어 월드컵대회에 동참할 수 있는 ‘참여의 장’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한일 양국민의 만남과 참여 속에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 훌륭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2002년월드컵 일본조직위원장 나스 쇼/"개최지 역사 알게될 좋은 기회"▼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는 2002년 월드컵측구대회를 2년 앞두고 이런 행사가 열림으로써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가 더욱 깊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로 기대가 큽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각 10개 개최도시를 걸음으로써 개최 경기장이나 그 도시의 역사 등을 알게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의 참가자는 일본의 개최지를, 일본의 참가자는 한국의 개최지를 걸으면서 여러 가지를 발견할 것입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일 양국국민의 만남과 교류가 점차 늘어날 것을 확신합니다.
▼한국체육진흥회장 선상규/"사랑 실천하는 만남의 장 기대"▼
지구촌 인류의 이목이 집중되는 2002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한일 양국이 돈독한 우정을 꽃피우기 위해 공동개최하는 ‘우정걷기대회’는 진실로 뜻깊은 일입니다. 이 대회를 통해 개인의 심신건강은 물론 걷기운동을 통한 교통과 환경문제 해결, 양국 민간의 우호증진을 기대합니다. 나아가 정보화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인간성 회복과 작은 것에서 만족하며 무소유에서의 여유로움을 찾고 이웃을 사랑하는 인간화의 실천으로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만남의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 걷자걷자협회장 에바시 신시로/"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걸어요"▼
걷기를 통해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지원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걷기는 축구와 달리 승패를 가르는 경기가 아닙니다. 따라서 참가자들은 어깨 등 온몸에 힘을 주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분좋게 함께 걸었으면 합니다. 비록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걷는다’는 공통 동작이 있습니다. 걷기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스케치를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다양한 연배의 사람들이 참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대회 4월16일▼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한일 우정걷기대회’ 첫 대회인 서울대회는 4월 16일 오전 10시 여의도시민공원에서 출발한다. 코스는 10km와 20km 등 두가지다. 10km 코스는 여의도 시민공원∼KBS∼국회∼여의서로∼여의도선착장∼여의동로∼KBS∼여의도 시민공원. 20km는 여의도 시민공원∼KBS∼국회∼올림픽대로 아래 둔치길∼성산대교∼망원동∼상암 월드컵경기장∼망원동∼강변대로쪽 둔치길∼서강대교∼올림픽 서로 ∼국회∼KBS∼여의도 시민공원. 문의 한국체육진흥회 02-849-7077,8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