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법원은 대법관들의 불참이유를 담은 서한을 하원서기에게 보냈다. 내용은 단 2문장.
“대법관들은 국정연설에 참석하려 했으나 여행일정과 건강상의 이유로 불가능해졌습니다. 단 한명의 법관도 참석하지 못하지만 초청에 감사드립니다.”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법관들의 불참 이유도 제각각. 클린턴의 지명으로 대법관이 된 스티븐 브레이어와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는 각각 감기와 암치료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존 폴 스티븐스는 최근 수술한 아내를 돌보느라 참석할 수 없다고 백악관측에 알렸다. 클라린스 토머스는 오빠가 23일 사망한 뉴올리언스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과 안토닌 스칼리아, 샌드라 데이 오코너, 데이비드 사우터 대법관 등은 아무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측은 불쾌했으나 공식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레이건 행정부 시절 법무부 관리를 지낸 시오도어 올슨 변호사는 “단 한명의 대법관도 참석하지 않은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라며 “지겹고 따분한 연설을 듣는 것 보다 다른 재미있는 일을 찾는 게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