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油價 23달러선 착륙" …국내전문가들 전망

  • 입력 2000년 1월 19일 20시 13분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원유 가격의 ‘천장’은 어느 수준일까.

16일 잠시 하락세를 보였던 유가는 18일(현지시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서부 텍사스유(WTI)의 경우 한때 29달러까지 치솟아 30달러 돌파까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와 석유공사 등 국내 전문기관은 “조만간 23달러 안팎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국내 원유도입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한국이 도입하는 원유의 70%가 기준가로 삼고 있는 두바이산 원유는 이번 주 23.65∼24.10달러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의 유가급등세는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장관들의 감산연장 시사 발언이 발단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연초 Y2K 불안이 가시면서 급락한 원유가를 다시 부추기기 위한 작전성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 몰아친 기습한파도 유가상승 요인.

이로 인한 고공행진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산자부와 석유공사가 전망하는 올해 유가는 20-23달러선. OPEC국가들도 이 이상으로 올라가는 데 대해서는 대체에너지 개발, 원유 수요의 감소 가능성 등을 들어 부담스럽게 받아들인다는 견해다. OPEC의 감산 카르텔도 작년 한때 90%대까지 올라갔으나 최근 70%대로 떨어지면서 느슨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정 전망에도 불구하고 ‘반짝 급등세’는 앞으로 자주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유시장에서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자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30센트 안팎이었던 현물시장 거래 유가의 등락폭은 최근 들어 1.5달러로까지 커졌다. 원유가도 주식시장처럼 급등락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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