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전자 변형 옥수수 재배 규제

  • 입력 2000년 1월 17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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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환경파괴 논란을 빚어온 유전자 조작 옥수수 재배를 규제키로 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EPA가 14일 발표한 유전자 조작 옥수수 재배 규제 방안에 따르면 옥수수 재배 농가는 가구당 전체 옥수수 파종 면적의 20∼50%에 재래종을 심도록 의무화했다. 살충물질을 자체적으로 생성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Bt 옥수수’는 96년 판매허용 이후 3년만인 지난 해 미국 전체 옥수수 파종면적의 3분의 1을 넘을 정도로 재배면적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Bt 옥수수 재배가 더 확대되면 일반 살충제에 저항력을 갖는 강력 병해충인 ‘슈퍼버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 코넬대 연구팀은 지난해 Bt 옥수수의 꽃가루가 나비의 일종인 제왕나비 유충들을 죽여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EPA는 Bt 옥수수의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오지 않는 쪽에 재래종 옥수수를 심도록 농부들에게 권고했다. Bt 옥수수 꽃가루는 재래종 옥수수에 날아가 ‘타화수정(他花受精)’을 통해 일부 재래종 옥수수 유전자도 변형시키기 때문이다.

환경론자들은 이번 조치로 Bt 옥수수의 파종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당초 요구한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올바른 방향이라며 환영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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