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獨 "IMF 축소 찬성"…日-프랑스는 반대

  • 입력 1999년 12월 19일 18시 47분


사실상 ‘세계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을 축소하는 문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에서 논의되고 있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국은 IMF의 대(對)러시아 구제금융지원문제 등이 선거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IMF 기능 축소에 적극적이다.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은 14일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IMF는 경제위기를 맞은 국가에 중장기 자금을 제공하기 보다 경제위기를 예방하는 역할에 치중해야 한다”고 밝혀 IMF에 일격을 가했다. 그는 또 “IMF는 차관 수혜국을 선별, 지원해야 하며 필요할 때만 단기차관을 제공하는 등 개입 수준을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인 차관 제공과 후진국의 빈곤퇴치문제 등 장기적인 프로젝트는 세계은행에 맡기자는 주장이다. 97, 9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비대해진 IMF의 기능을 축소하려는 뜻.

미국의 이같은 주장에 영국과 독일은 찬성하고 있으나 일본과 프랑스는 적극 반대하고 있다.

크리스티앙 소터 프랑스 재무장관은 16일 독일 베를린서 열린 G20재무장관회의서 “IMF의 위상 변화와 관련한 어떤 논의도 반대한다”며 미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 대장성 재무관도 15일 “IMF는 국제금융체제의 중심이자 위기 예방과 대처에 매우 중요한 기관”이라며 미국의 기능축소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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