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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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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 조작된 물고기가 자연상태에 있는 같은 어종(魚種)의 물고기를 소멸시키고 결국은 생태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근호에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1일 전했다.
그동안 환경보호론자들은 유전자 조작 생물이 기존 생물을 도태시킬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이것을 좀더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에서 많이 서식하는 송사리 비슷한 민물고기 메다카의 배아(胚芽)에 인간 성장 호르몬(hGH)를 주입한 결과 이 메다카는 정상 메다카보다 성장속도와 생식시기가 훨씬 빨라졌다.
암컷 물고기는 덩치 큰 수컷과 교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유전자 조작 수컷 물고기는 보통의 수컷 물고기를 밀어내고 암컷 물고기를 독차지하게 되며 기존 물고기는 종족번식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물고기가 1세대에서는 생식능력이 뛰어나고 성장속도가 빠르지만 2세대부터는 생식능력을 채 갖추기도 전에 일찍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유전자 조작 물고기가 보통 물고기를 소멸시킨 뒤에는 결국 유전자 조작 물고기도 소멸해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이 컴퓨터 모델로 실험한 결과 보통 물고기 6만 마리 속에 유전자 조작 물고기 60마리를 풀어놓자 40세대만에 보통 물고기와 유전자 조작 물고기가 모두 사라졌다. 유전자 조작 물고기 1마리로 실험했을 때도 소멸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유전자조작 옥수수 독소 배출 심각
유전자가 조작된 옥수수의 꽃가루에서 나오는 독소가 곤충을 죽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데 이어 이런 옥수수는 뿌리를 통해서도 독성물질을 배출한다는 새로운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뉴욕대와 베네수엘라 과학조사연구소는 유전자 조작 옥수수인 ‘Bt 옥수수’의 성장기간 중 25일 동안 그 뿌리에서 독성물질이 배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연구팀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1일 전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뿌리에서 나온 독성물질이 흙에서 자연분해되지 않은 채 최소 234일 동안 독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독성물질이 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Bt 옥수수는 해충의 피해를 덜 받게 하기 위해 잎에서 독성물질이 나오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품종. 그러나 독성물질이 뿌리에서 나와 흙에 잔류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에 앞서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Bt 옥수수의 꽃가루에서 분비되는 독소가 해충뿐만 아니라 제왕나비 등 일부 나비의 유충까지 죽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5월에 발표했다. Bt 옥수수의 꽃가루가 묻은 식물의 잎사귀를 먹은 제왕나비 유충의 절반 가량이 죽었다는 것.
96년 미국에서 개발된 Bt 옥수수는 병충해에 강해 미국과 영국에 널리 보급됐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옥수수 재배면적 가운데 20%인 600만㏊에서 Bt 옥수수가 재배됐다.
AFP통신은 Bt 옥수수의 이런 부작용으로 유전자 조작 식품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의 입지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회춘요법' 되레 쇼크死 부를수도
송아지나 어린 양의 세포를 사람에게 주입해 노화를 늦추고 젊음을 유지하게 하는 ‘회춘(回春)요법’이 독일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독일정부는 회춘요법이 이종(異種)세포의 이식에 따른 쇼크 등 과잉반응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시술을 금지했다. 광우병 같은 동물의 질병이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검은 숲’이라는 회춘요법 클리닉의 경영자와 의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수십년간 뚜렷한 부작용없이 이 요법이 시술돼 왔다고 주장했다.
‘신선 세포 요법’ ‘어린 양 세포 요법’ 등으로 불리는 회춘요법이 독일에서 금지되자 스위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스위스의 4개 ‘세포 클리닉’를 찾는 사람은 연간 2000여명. 이들 클리닉은 6일 동안 네차례 정도 어린 양 세포 등을 엉덩이에 주입해 준다. 비용은 약 1500만원.
이 요법은 1930년대부터 유럽 호사가들에게 퍼졌다. 부주의한 의사 때문에 부갑상선을 떼어낸 여성에게 스위스 외과의사 폴 니한스가 동물의 갑상선 호로몬을 주입해 완쾌시킨 것이 계기. 니한스는 심장병 환자가 동물의 심장, 콩팥이 나쁜 사람이 동물의 콩팥을 먹던 중세이래의 민간요법을 응용했다. 니한스는 교황 피우스 12세에게도 회춘요법을 시술했다.
더 타임스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콘라드 아데나워 전 독일총리 등이 ‘회춘치료’를 받았으며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도 세포요법 치료를 받았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전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