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친구, 잘지내?"…위트 재치 풍부 부시 인기 비결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51분


미국 차기대통령선거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공화)의 인기비결은 ‘가벼움(levity)’이라고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27일 분석했다.

부시는 활달하고 명랑하다. 선거운동 일정이 빡빡하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상대해야 하지만 그는 이것마저 즐기는 듯하다. 그는 언제나 “어이 친구, 어떻게 지내?”하며 유권자를 맞는다. 자신을 지지하기로 결심했다는 할머니에게 “그래 그럼, 키스로 확실히 해둬야겠군”하며 즉각 키스를 퍼붓는다. 참모들이 적어준 연설 문구나 기자회견문을 종종 잊어버려 쩔쩔매는 모습조차 사람들에게는 친근하게 보인다.

한 초등학생이 “어렸을 때부터 대통령이 될 꿈을 키워왔느냐”고 묻자 그는 “아니,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았어. 커서도 마찬가지야. 최근까지도”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지만 이 답변처럼 대통령이 꼭 안돼도 그만이라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진지함이나 지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 대한 비판이나 조롱조차 농담의 소재로 바꾸곤 한다.

그는 자서전 ‘지켜야 할 책임(Charge to Keep)’의 출판기념회에서 이 책을 체첸공화국 대통령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체첸대통령은 얼마전 TV 즉석문답에서 그가 이름을 외우지 못한 외국지도자들 중 한명.

이런 낙천성이 너무 심각해보이는 밥 돌 전상원의원이나 전투적인 뉴트 깅리치 전하원의장 등 기존 공화당 지도자들에 식상한 지지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뉴욕타임스는 가볍기는 하지만 유권자의 미래도 자신처럼 밝고 가벼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부시 선거운동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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