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포드 '아시아 자동차시장' 정면 격돌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1분


세계 자동차업계가 재편되면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아시아시장을 놓고 정면 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드에 비해 아시아 진출이 늦었던 GM이 최근 아시아에 생산거점을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출자회사인 일본 이스즈, 스즈키와 함께 아시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

포드 역시 필리핀 등에 생산설비를 마련중이며 제휴업체인 마쓰다를 통해 아시아시장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GM,아시아시장에 도전장〓세계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GM은 그동안 아시아태평양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96년 4.6%에서 작년 3.8%로 오히려 줄어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포드가 96년 일본 마쓰다의 경영권을 인수해 아시아시장 주도권을 장악한데 이어 최근 스웨덴 볼보사의 승용차부문을 인수하자 세계시장에서 GM의 위상이 흔들리는 위기에 처했다.

GM은 이에 따라 21세기 최대시장으로 떠오를 아시아시장에서 포드와의 격돌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생산거점 확대에 나섰다.

존 스미스 GM회장이 20일 개막된 도쿄모터쇼에서 “일본 이스즈, 스즈키와 협력해 차세대 환경친화형 차량을 개발하는 등 아시아지역을 겨냥한 신상품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GM은 이를 위해 작년말 이스즈의 출자비율을 37.5%에서 49%로 끌어올리고 스즈키 출자비율을 10%로 끌어올리는 등 자본제휴를 대폭 강화했다. 또 호주 엔진공장에 투자를 늘리는 등 부품 개발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회사 새턴이 올여름 내놓은 중형차 L시리즈는 2001년부터 아시아시장에 투입된다.

GM은 현재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등 6개국의 생산거점 외에 중국과 태국에 투자규모를 늘려 15만대의 생산설비를 건설, 내년중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우리나라 대우자동차 인수도 추진중이다.

▽포드의 수성(守成)전략〓이미 아시아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한 포드는 공격보다는 수성에 치중하는 전략.

아시아 10개국에 42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포드는 GM의 확장전략을 견제하기 위해 작년 태국에서 생산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데 이어 현재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의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포드의 웨인 부커 아시아사업담당부회장은 현재 1%에 불과한 일본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등 판매가 부진한 아시아 각국에서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

포드는 특히 작년 우리나라 기아자동차 지분을 철수하면서 일본 마쓰다와의 제휴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마쓰다와 아시아시장에서 분업체제를 구축, 개별적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전략. 중국 인도 등의 부품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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