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지진-比 화산폭발]지구촌 대재앙 닥치나

  • 입력 1999년 9월 22일 17시 43분


‘지구 왜 이러나.’

대만 지진에 이어 22일 필리핀에서 화산이 폭발하자 ‘세기말을 앞우고 지구촌에 대자연의 재앙에 닥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필리핀과 대만은 우리나라와 멀지않은 아시아 국가들이어서 ‘과연 한반도는 지진이나 화산으로부터 안전한지’에 일반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필리핀 대만 터키 그리스 등은 원래 지진대에 속해 있는 지역으로 최근 들어 지구 전체의 지진이나 화산활동이 유난히 활발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분석한다.

서울대 이기화교수(지질학과)는 “필리핀은 유라시아판 태평양판 필리핀판 등 3개의 판이 겹치는 지역으로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가면서 판경계의 지층을 뚫고 용암이 분출, 화산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교수는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의 안쪽에 있고 필리핀과 거리가 멀며 지질학적으로 아무 연계가 없어 안심해도 된다”고 말한다. 백두산과 한라산이 휴화산이지만 2000년 이상 폭발한 적이 없어 한반도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

기상청 지진담당관실 박삼근연구관은 “지구 표층의 판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와 열이 달라 이동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환태평양지진대 같은 지진대가 형성된다”며 “지구 내부는 원래 살아 움직이는 곳으로 최근 들어 지진이나 화산이 활발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박연구관은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상기온이나 해수의 변화, 달의 중력 등이 지진이나 화산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나라보다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지 지진안전지대는 아니다”고 말한다.

이교수는 “우리나라도 매년 19번 가량 리히터 규모 5 이하의 지진이 일어나고 몇년 전 중국 탕산(唐山)에서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판 내부에서도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지적한다.

한양대 김소구교수(지구과학)는 서울 부산 평양 등 우리나라 대도시 지역이 단층 근처나 단층대에 위치하며 역사적으로도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어 지진발생의 위험이 있고 일단 지진이 발생하면 대형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