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딜리 장악]『이젠 살았다』 주민들 거리로

  • 입력 1999년 9월 21일 18시 45분


다국적군은 21일 동티모르 주도(州都) 딜리에서 벗어나 다레 바우카우 등 다른 지역으로 활동범위를 넓혔다.

다국적군은 이날오전 딜리에서 15㎞ 떨어진 고원도시 다레에 장갑차와 병력을 보내 난민구호를 위한 통로를 마련했다. 피터 코스그로브 다국적군 사령관은 이날 “다레 바우카우 등의 도시를 장악하도록 명령했다”며 “이 과정에서 우려했던 민병대의 저항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민병대원들은 다국적군을 피해 달아나면서 이날 딜리 남쪽 30㎞ 지점의 리쿠이사 마을 등 2곳에 방화, 동티모르 주민을 괴롭혔다.

○…다국적군이 21일 딜리를 완전히 장악하자 그간 산에 숨어있던 주민들이 시내로 쏟아져들어왔다. 공포에서 벗어난 주민들은 ‘자유 티모르’를 외치며 다국적군을 열렬히 환영했고 꼬마들은 승리의 V자를 손가락으로 나타내며 다국적군 병사들의 뒤를 따라다녔다.

○…동티모르 독립운동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는 21일 호주 다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도네시아 군부가 동티모르 서부를 장악, 동티모르를 분할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구스마오는 이어 “가능한 빨리 동티모르에 돌아가 정부를 수립하겠다”고 말했으나 귀국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B J 하비비 인도네시아대통령은 21일 의회연설에서 “정부의 동티모르 정책은 국익을 위해 이뤄졌다”면서 “국민은 이제 동티모르의 독립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호주와의 관계에 대해서 “호주정부가 양국 우호관계를 손상시킨 것은 유감”이라면서 “향후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는 양국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딜리·자카르타·다윈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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