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뉴질랜드 “무정부상태 東티모르에 평화군 파병”

  • 입력 1999년 9월 7일 19시 34분


인도네시아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동티모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국제사회와 동티모르 주민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사태 수습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계엄선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은 동티모르에 주둔 중인 1만5000∼2만명의 인도네시아 군경이 그간 민병대의 난동을 방조해 왔으며 최근에는 직접 난동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 인도네시아 하비비대통령이 위란토 국방장관겸 총사령관 등 강경군부세력이 꾸민 ‘음모’대로 끌려가면서 계엄선포를 했다는 분석도 있다. 즉 군부는 동티모르의 혼란을 방관, 조장해오다 사태 악화를 이유로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동티모르에 장기간 주둔하며 동티모르의 독립을 최대한 늦추려 한다는 것.

이에 따라 동티모르 사태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7일인도네시아자카르타에 특사를 보내 동티모르의 치안을 강화하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포르투갈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유엔평화유지군(PKO) 파병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구스마오도 즉각 PKO파병을 주장하고 있다. 미 워싱턴 포스트지는 5000명 규모의 PKO 파병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파병에는 다소 시일이 걸린다.

이와 관련, 호주의 존 하워드총리는 6일 “인도네시아가 동의할 경우 2000명의 병력을 24시간 내에 파병할 준비를 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도 이에 동조해 병력동원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 백악관도 이날 “인도네시아가 호주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호주의 파병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직접 개입하는 대신 호주군 파병을 지지하는 것은 동티모르 사태가 코소보사태와는 다르기 때문. 아시아지역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강력한 군사동맹체가 없다. 또 유고연방은 유럽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인도네시아는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갖고 있어 함부로 대하기 어렵다.

국제적인 경제제재조치도 가시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6일 동티모르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인도네시아에 대한 신규 차관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자카르타 주가지수가 4.4% 폭락했고 달러화에 대한 루피아화 가치도 2.7% 가량 떨어졌다.

영국 BBC방송은 “이같은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군부의 강경한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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