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1999년 8월 10일 19시 31분


◆'믿음'을 훔쳐간 소매치기

매디슨 애비뉴에서 좀 붐비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몇 정거장을 지난 후 양팔을 떠는 나이 지긋한 한 신사가 버스에 올랐다. 자리를 양보하려는데 바로 옆 사람이 벌떡 일어났다.

나는 그 신사가 자리에 잘 앉도록 부축 해주었다. 한 두 정거장 쯤 지났을까. 그 신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에서 내렸다. 그러나 그 신사는 버스에 오를 때와 달리 재빠른 걸음으로 승강구로 가더니 펄쩍 뛰어내렸다. 순간 ‘아차’싶어 양복 주머니를 만져보았다. 지갑이 온데 간데 없었다.

◆"엄마 나를 잊고 가면 어떡해요"

렉싱턴 애비뉴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의 일이다. 점원이 어린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며 어디론가 급히 내달았다. 거의 한 블록 쯤 지나 그 점원은 양손에 쇼핑백을 잔뜩 든 한 부인을 따라잡고는 “부인, 아이 안데리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깜짝 놀란 부인은 쇼핑백들을 땅에 떨어뜨리며 유모차를 넘겨받았다. 부인은 점원이 슈퍼로 돌아간 후 유모차에 기댄 채 중얼거렸다.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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