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족쇄-채찍등 흑인노예상품 인기…英紙 보도

  • 입력 1999년 6월 17일 19시 55분


「상처」를 「상품」으로.

최근 미국에서는 족쇄 인두 채찍 등 과거 백인이 흑인 노예를 학대하며 사용했던 물건이 인기상품으로 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시카고의 한 ‘흑인 역사용품 전문점’은 가게를 찾은 초등학생들에게 잠시 족쇄와 수갑을 채워주는 역사 체험을 실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이들은 야만적인 시대의 유산을 보고 생생히 체험하면서 흑인의 아픈 역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인기 기념품으로는 도망친 노예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다는 내용의 당시 포스터 복사본과 액세서리용으로 만든 채찍 등.

취미로 ‘노예상품’을 수집하는 이도 많다. 현재 미국에만 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예상품 수집가는 대부분 흑인이다.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와 TV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도 노예상품 수집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영화 ‘아미스타드’ 등 노예시절에 관한 영화와 책이 최근 많이 나온 것도 이같은 노예상품 열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의 한 웹사이트에서는 ‘아주 보기 드문노예 사슬’을 1250달러(약 150만원)에,‘여성노예용 진귀한 목걸이’를 8900달러(약 1068만원)에 판다는 광고가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부분까지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개탄의 목소리도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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