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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일 2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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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오잘란이 터키에 체포된 뒤 과두체제로 PKK를 이끌고 있는 ‘PKK지도자협의회’는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터키 무다냐에 있는 AFP통신 사무실에 팩시밀리로 전송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PKK지도자회의는 성명에서 “무력투쟁은 15년으로 충분하다”며 “우리는 민주적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는 지도자 오잘란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잘란은 지난달 31일 시작된 재판에서 “PKK는 평화를 위해 무력투쟁을 포기해야 한다”며 “나를 살려준다면 PKK를 설득해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맡겠다”고 터키측에 제의했다.
PKK의 투쟁중단 선언이 진실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사형당할 가능성이 있는 오잘란을 구하기 위한 ‘위장 전술’일 수도 있다. PKK가 성명에 투쟁중단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점은 이같은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PKK의 성명은 어쨌든 오잘란의 잇단 ‘변절성’ 진술과 궤를 같이 한다. 오잘란은 법정에서 그동안 인권탄압국으로 규탄해 온 터키를 ‘민주국가’라고 하는가 하면 PKK에서 떨어져 나간 반대세력은 물론 이혼한 아내까지 ‘팔아넘기는’ 말까지 했다.
그는 1일 재판부가 스웨덴의 올로프 팔메 전총리 암살사건을 추궁하자 “나는 관련이 없지만 다른 쿠르드족 무장세력인 ‘PKK레진’이 팔메를 죽였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내 전처와 전처의 새 남편이 배후인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PKK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 무장투쟁 중단을 결심했다고 볼 수도 있다. 오잘란이 PKK를 창설하고 이끌어왔을 뿐만 아니라 2인자도 없어 오잘란의 뜻을 따르지 않는 PKK는 상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터키는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결국 PKK의 선언은 터키가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