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사태 유족, 李鵬전총리 사법재판소에 제소계획

  • 입력 1999년 5월 30일 19시 18분


중국의 6·4 톈안(天安)문사태 10주년을 앞두고 희생자 유족이 89년 당시 총리였던 리펑(李鵬)전국인민대표대회 의장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회는 “희생자 유족들이 리펑을 비롯한 톈안문 사태 진압과 관련된 모든 중국 지도부를 살인적인, 비인도적인 처우 등의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민주화운동단체들은 30일 톈안문사태를 재평가할 것을 중국 당국에 촉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아시아위크지에 따르면 톈안문사태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주역인 왕단(王丹·30) 우얼카이시(吾爾開希·31) 쯔링(紫玲·32·여) 등 ‘학생지도자 3인’은 학생 방송인 등으로 변신했다. 이밖에 류강(劉剛) 저우펑숴(周鋒銷) 량지툰(梁擊暾) 등 시위주도자 18명 중 9명은 현재 미국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8명은 현재 중국에 거주중이다. 그러나 왕즈신(31·王治新)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당시 수배자 1호였던 왕단은 외국 도피를 거부하다 체포돼 7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98년 4월 병보석으로 풀려나 미국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민주화운동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수배자 2호였던 우얼카이시는 “다시 시위가 발생하면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 후 미국으로 도피, 민주화 운동지원금으로 편하게 지냈으며 여자에 빠져 지낸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대만 여성과 결혼, 94년부터 대만 라디오 방송의 토크쇼를 맡고 있다.

체포를 피해 성형수술을 받았던 쯔링도 미국에 건너가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한 동료는 “민주화 운동의 대의를 버리고 ‘반체제 인사’라는 신분을 이용해 명문대에 들어갔다”고 그를 비난했다. 현재 메사추세츠주에서 인터넷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중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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