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울주군, 日관광객 유치 명목 倭城복원 논란

  • 입력 1999년 5월 25일 12시 03분


울산 울주군이 일본인 관광객 유치 명목으로 거액을 들여 임진왜란때 쌓은 대표적인 왜성(倭城)인 서생포성을 복원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울주군은 올들어 수백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지역을 방문하자 최근 올해부터 2008년까지 총 2백19억여원을 들여 서생면 서생리 서생포성을 복원하고 이 일대에 관광지를 개발키로 했다.

군은 현재 2∼6m 높이로 남아 있는 성벽(길이 2㎞)을 축성 당시의 5∼8m로 복원하고 성문도 4개를 설치할 계획이다.특히 일본 장군들이 먹던 우물인 ‘장군수’를 복원하고 임진왜란 당시 서생포로 입항했던 일본 전함의 모형(길이 3.4m 폭 1.2m)을 제작, 전시키로 했다.서생포성은 임진왜란이 발생한 이듬해인 1593년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서생포에 있던 우리의 수군만호진성을 함락시킨 뒤 주민들을 동원해 축성한 대표적인 일본식 성이다.

이같은 복원계획이 알려지자 울산향토사연구회 이유수(李有壽·74)회장은 “외침을 막기위해 우리의병이 쌓은 언양읍성(사적 제153호) 등은 제대로 복원하지 않으면서 왜적이 쌓았던 성을 거액을 들여 복원하려는 것은 민족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라고 말했다.

한편 울주군으로부터 관련사업비 지원요청을 받은 울산시는 “향토사학자 등에게 자문을 구해 이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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