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日經連회장『지금 필요한것은 인간존중 경영』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지금 일본에 필요한 것은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다”

최근 일본경영자단체연합회(일경련·日經連)회장에 취임한오쿠다 히로시(奧田碩·66)의 취임 일성이 화제다.

그는 13일 회견에서 ‘인간존중의 경영’을 강조했다. 실적부진을 이유로 인원감축을 해대는 기업을 향해 도요타자동차사장 출신인 그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히토쓰바시(一橋)대학 상학부를 졸업한 오쿠다회장은 도요타자동차에 44년간 몸담아왔다. 일본재계의 대표적 논객중 한명으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의 자문기관인 경제전략회의 및 산업경쟁력회의 위원도 맡고 있다.

오쿠다회장도 고용안정을 중시하는 일본식 경영이 어려운 환경을 맞고 있다는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경쟁력 향상을 지상과제로 삼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 믿고 있다.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경쟁력 회복이 필요하지만 인원삭감이 계속돼 실업률이 높아지면 발생하게 될 사회적 불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그는 “패자 부활이 가능한 사회가 이상적”이라며 “시장주의가 만능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잘라 말한다.

일경련회장 취임 후 고용안정과 신규고용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오쿠다회장은 고용불안을 최대한 줄이면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제조업체는 인원감축을 통한 경비절감에 안주하지 말고 싸고 좋은 상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라고 주문한다.

그는 도요다자동차 사장직을 다음달 떠나 회장으로 물러나고 도요다 쇼이치로(豊田章一郎)회장은 대표권이 없는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 창업주 중심의 회사체질을 바꾸어야 한다는 그의 건의를 도요다가문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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