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정국「소냐 간디 소용돌이」…당수사임 철회요구

  • 입력 1999년 5월 20일 19시 23분


인도 제1야당인 국민회의당 당수 소냐 간디 여사(52)가 17일 당수직 사임을 선언한 뒤 인도 정계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일간지 더 힌두 인터넷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일 수백명의 당원이 소냐 간디의 뉴델리 자택에서 사임의사 철회와 당내 ‘반란세력’ 척결 등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한 여성의원은 경찰과 당원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분신자살을 기도,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4월 인도인민당 정권을 붕괴시키는 데 앞장서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던 소냐 간디의 지지자들은 간디의 사임철회를 관철하기 위해 일괄사표를 제출했고 일부는 단식에 들어갔다. 국민회의당 소속의 4개 주 지사와 국민회의당 출신의 많은 공직자들도 사표를 냈다.

간디는 이들 주 지사와 공직자들의 사표를 반려하며 임무에 충실하도록 당부했으나 자신의 사임의사를 20일에도 고수했다.

일부 분석가는 간디의 사임선언이 출생지 문제를 거론한 당내인사를 제거하기 위한 여론몰이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민회의당은 간디의 출생지 문제를 거론한 당내 유력인사 3명을 추방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의 출생지에 대한 일반 국민의 거부감 때문에 사임한 만큼 사의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인도국민의 95%가 헌법을 고쳐서라도 인도태생만 총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응답했다.

이탈리아에서 출생한 그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유학시절 라지브 간디 전 총리를 만나 결혼, 83년 인도국적을 취득했다. 98년 남편이 암살된 뒤 국민회의당 당수로 추대돼 정계에 입문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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