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청준, 佛 발랑스서「독자들과 대화」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45분


프랑스 중서부지역의 교통요지 발랑스. 리용과 마르세이유 사이에 있어 한국에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도시에서 지난달 30일부터 10일까지 ‘꼬레(COREE)’바람이 불었다. 발랑스가 매년 벌여온 박람회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됐기 때문.

거리 곳곳에 연지곤지 찍은 한국 새색시가 미소짓는 박람회 포스터 간판이 세워졌다. 주 행사장인 풀리곤느 전시공원 입구에는 장승조각가 이범형씨가 깎은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우뚝 서 손님을 맞이했다.

이번 박람회는 한복 건강식품 가전제품 한국음식 등 한국상품 소개가 주목적. 그러나 매일 낮 상품전시장 가운데 마련된 무대에서 사물놀이와 부채춤 북춤이 공연되는 등 한국문화소개도 함께 이뤄졌다.

7일 발랑스의 유서깊은 서점 ‘라 퐁텐’에서 열린 작가 이청준 사인회와 시립 문화행동연구센터에서의 영화 ‘서편제’상영은 이번 박람회 문화행사의 꽃.

지역주민들의문화사랑방노릇을 하는 ‘라 퐁텐’은 한국축제를 계기로 이청준 최인훈 이문열 등 한국소설가들의불역판과재불화가 방해자의 화집, 태극기 한국지도 등으로쇼윈도를가득채웠다.

7일 작가 이청준의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근도시 로망에서 찾아온 연극연출가 앙드레 코엥과 소설가 주느비에브 브리오는 “이청준의 소설을 비롯해 한국문학을 낭독극(劇)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편제’상영 후 이뤄진 독자와의 대화와 사인회에는 한국인 입양아를 둔 부모들이 참석해 자녀에게 줄 사인을 부탁하기도 했다. 발랑스축제 레시에르집행위원장은 “발랑스는 프랑스 전역에서 한국인 입양아가 가장 많은 지역이어서 이번 박람회가 그들에게 모국이 어떤 나라인가를 알려주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랑스〓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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