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총장 발칸전쟁 해결사 될까]終戰노력 의지 표명

  • 입력 1999년 4월 14일 19시 50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벽에 부닥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고의 협상을 매듭짓는 중재자가 될 것인가.

NATO와 유고의 입장을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던 러시아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자 그동안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아난 총장에게 ‘최후의 중재’를 기대하는 국제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독일의 한 고위관리는 13일 “아난총장은 러시아를 끌어들여 NATO군의 유고 공격을 중단시키는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도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만난 뒤 “발칸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중재에 나설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NATO군의 유고 공습이 시작되자 “무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엔안보리가 관여해야 한다”며 비교적 중립을 지켜 유고측에서도 반감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ATO가 12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유고 코소보에 ‘보호령’을 설치하고 ‘국제평화 유지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점도 아난총장이 적극 개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유고는 물론 러시아도 NATO만의 병력이 코소보에 주둔하는 것은 반대하기 때문에 현재로는 유엔의 지휘를 받는 국제평화유지군 주둔이 비교적 실현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난총장이 이번에 중재에 성공할 경우 지난해 12월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습과 NATO군의 유고 공습결정 등 주요 국제분쟁에서 소외돼 실추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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