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먼 「北 核의혹 발언」전말은?

  • 입력 1998년 11월 22일 19시 46분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특사는 왜 1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금창리 지하시설이 핵관련 용도로 건설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compelling evidence)’가 있다고 말했다가 21일 주한 미 공보원을 통해 해명자료를 배포했을까.

그의 19일 발언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한국측을 몹시 긴장시켰다. 당시 홍콩에 있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밤 여러차례 관계수석들을 불러 발언경위를 확인할 정도였다.

정부관계자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카트먼특사는 18일까지 평양에서 북한측과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해 협의하고 서울에 왔으나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과 임동원(林東源)외교안보수석 등이 모두 김대통령을 수행해 외국에 나가 있자 한국내 몇몇 ‘매파’ 인사를 만났다. 대표적 대북강경론자로 꼽히는 정치인과 언론인 등도 그가 만난 사람 중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트먼특사가 미국정부 인사로는 전례가 드물게 기자회견을 자청해 본국 정부와 교감도 없이 불쑥 문제 발언을 한것은이들의영향이 컸을 것으로정부관계자들은분석했다.

한국 외교안보팀은 김대통령 귀국 직후인 20일 일본에 있던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측과 접촉해 카트먼특사의 발언에 따른 파장의 심각성을 알리자 클린턴대통령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카트먼특사의 ‘독단적행동’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카트먼특사는 21일 “핵시설인지에 관한 확증은 없는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고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에게 카트먼특사의 해명자료를 그대로 읽어줌으로써 ‘지하시설 증거파문’은 일단락됐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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