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NYT]美,쿠바제재 풀고 관계개선을

  • 입력 1998년 11월 17일 19시 35분


▼뉴욕 타임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이 집권한 지 어느덧 40년이 됐고 냉전이 종식된 지도 10년이 넘었다. 미국의 대(對)쿠바 정책도 이제는 재고할 때가 된 것 같다.

60년대 이래 미 정부는 미국인이 쿠바와 무역을 하거나 쿠바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쿠바를 관광차 방문하는 것조차 금지해왔다. 심지어 정부는 96년 쿠바와 거래하는 외국기업의 경영진이나 주주 및 그 가족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내용의 헬름스버튼법을 제정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그러나 미국의 쿠바 제재는 그동안 카스트로의 독재기반을 눈에 띄게 약화시키지도 못했으며 미국의 경제이익에도 기여하지 못했다. 또한 카스트로가 구소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시작된 경제제재도 그 정당성을 잃은 지 오래됐다.

미국은 하루바삐 경제제재를 풀고 쿠바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쿠바내 미국 외교관과 경제인 및 관광객이 늘면 늘수록 쿠바의 민주화는 앞당겨질 것이다. 헬름스버튼법에 따르면 의회의 승인없이 경제제재를 풀 수는 없기 때문에 의회부터 먼저 달라져야 한다.

미국에 있는 쿠바 망명인의 시각도 많이 변했다. 카스트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으나 최근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쿠바 망명인 사이에 “고립정책이 쿠바의 민주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 요즘 쿠바에서는 카스트로 사후 정치적 장래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미국은 이러한 논의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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