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日 金대통령귀국/기자회견]『위안부문제 잊을수없는…』

  • 입력 1998년 10월 10일 19시 11분


3박4일간의 일본 국빈방문을 마치고 10일 낮 귀국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서울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연한 논리로 방일성과를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명분과 실리면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한 뒤 특히 “일본도 여야관계가 경직돼 있는데 한일관계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만큼은 완전히 일치했다”고 강조, 우회적으로 야당의 국정협조의무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이날 귀국회견장에는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등 당정의 고위인사가 대거 참석했으며 서석재(徐錫宰) 김운환 의원 황명수(黃明秀)전의원 등 합당파 정치인들도 자리를 지켰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다시 과거사문제에 관한 망언이 나오는 등 일본의 이중성이 재연될 수도 있는데….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에게 분명히 말했다. 일본 내에서는 ‘우리가 왜 자꾸 사과해야 하느냐’는 말이 나오는 모양인데 그것은 과거 사죄가 확실치 않았고 사죄한 뒤 다시 망언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동선언문의 제약을 받아야 할 정부인사나 책임있는 사람이 선언문과 어긋나는 얘기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군대위안부 등의 현안은 아직 미해결인 채 남아있는데….

“군대위안부문제로 일본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이 모두 패소하는 등 법적으로 어떻게 해 볼 수 없게 돼 있다. 일본정부도 법적으로 종결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엔 군대위안부문제를 해결할 환경과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잊지 않고 있다.”

―일본문화 개방시기는 언제쯤인가.

“문화쇄국주의로 나가서는 안된다. 불교나 유교도 우리 것으로 만들어 해동불교 조선유학을 번성시키지 않았는가. 유교나 불교의 도래에도 끄떡없었던 우리 민족이 일본문화를 받아들인다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시기는 문화교류협의회에서 단계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일본의 6자협의회 제안은….

“일본이 제안한 6자협의회는 동북아 안보대화에 관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회담인 4자회담과 다르다. 동북아 전체의 안보문제를 토의하는 6자협의회는 내가 저술한 ‘3단계 통일방안’에도 들어있는 내용이다. 그런 6자협의회에 대해서는 일본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야당이 국회등원을 결정했는데 앞으로 여야대화는….

“아직 당으로부터 정확한 보고를 받지는 않았지만 대화와 협력은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닌가. 이제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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