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日의회연설 요지]

  • 입력 1998년 10월 8일 19시 24분


전전(戰前)의 일본과 전후(戰後)의 일본은 참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으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에는 아직도 일본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를 버리지 못한 사람이 많다. 일본 스스로 과거를 바르게 인식하고 겸허하게 반성하는 결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혹과 불신은 일본을 위해서나 아시아 각국을 위해 매우 불행한 일이다.

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 양국의 교류와 협력은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이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도도한 흐름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가야 할 양국의 끊을 수 없는 인연이다. 이제 양국은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를 맞이했다.

과거를 직시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는 것이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에서 교훈을 찾고 보다 나은 내일을 함께 모색한다는 뜻이다. 일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은 오늘 공동선언을 통해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고 나는 이를 양국민의 화해와 앞으로의 선린우호를 향한 일본정부와 국민의 마음의 표현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나는 이 선언이 한일 양국간의 과거사 인식문제를 매듭짓고 평화와 번영을 향한 공동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시험에 대한 일본 국민의 충격과 우려를 나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한미일이 협력해 튼튼한 대북한 공조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립되었을 때의 북한이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양국이 좋은 이웃, 좋은 친구로 함께 손잡고 21세기를 개척해 나가는데 극복하지 못할 장애는 없을 것이다. 오직 두 나라 정부와 국민의 강력한 실천의지가 요청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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