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日]「과거사」접고 「21세기협력」청사진제시

입력 1998-10-08 19:11수정 2009-09-2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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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회연설
8일 한일정상회담 공동선언에서 천명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의 요체는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서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가장 가까운 이웃인 양국이 손잡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대목이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가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한 것이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전후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역할을 평가한 것은 서로를 ‘인정’하는 절차였다. 또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킨다는 결의는 미래를 향한 기약이었다.

이번 공동선언은 △우리 외교사상 외국과의 포괄적 협력원칙을 최초로 문서화하고 △더욱이 상대국이 갈등과 협력이 혼재돼 왔던 일본인데다 △일본이 외국과의 합의문서에서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처음으로 명기했다는 점에서 연대기적 의미를 지닌다. 공동선언은 이와 함께 향후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 보다 계획적 전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정부간 마스터 플랜으로서의 의미도 갖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냉전종식 후 새로운 질서를 모색중인 동아시아 상황 등 시대적 요청을 내세워 과거사의 족쇄를 풀려는 김대통령의 주도적 노력이 낳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미래를 여는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의 구축을 위해 교류확대―이해증대―전방위적 협력의 3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것이 공동 선언의 실천방안인 행동계획의 기본골격이 됐다.

양국 정상은 우선 상호신뢰 구축을 위해 정상간 상호방문 및 협의를 정례화하는 등 각급 대화채널을 확충했다. 나아가 종래 정치 경제에 치우쳤던 한일관계의 불균형을 해소키 위해 안보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의 균형있는 협력관계를 강화키로 했다.

또 양국 국민간의 다원적인 교류를 촉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적 협력’의 새로운 시대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가장 무게가 실린 청소년 교류의 활성화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상징성을 함축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양자 차원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속에서의 협력체제를 모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동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이며 정작 구체적인 현안들로 눈을 돌려보면 문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양국 정상은 김대통령이 제안한 포용정책에 따라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한다는 큰틀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으나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따른 대처 방식에 있어서는 강도의 차이를 드러냈다.

양국정상은 또 다자간 대화 노력 강화에도 합의했으나 오부치총리가 제안한 6자회담에 대해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한편 양국 정상의 과거사 정리에도 불구하고 군대위안부 문제와 독도 분쟁, 일본교과서의 역사기술 및 일본내 우익세력의 망언 가능성 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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