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감동시킨 「작은 영웅들」…카네기委 18명 선정

  • 입력 1998년 9월 27일 19시 58분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일까.

흔히들 영웅의 시대는 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미국 카네기 재단의 ‘카네기 영웅기금’위원회(www.clpgh.org)가 25일 선정한 ‘올해의 영웅들’은 이 시대 영웅상(像)이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이 위원회가 선정한 영웅들은 미국과 캐나다의 평범하면서도 용감한 일반시민 18명.

지하철 권총강도에 맞서 싸우다 총상을 입은 청년, 불타는 자동차의 뒷좌석에 남겨진 11개월된 아기를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든 30대 여성, 급류에 휩쓸린 남동생을 구해내고 자신은 익사한 10세난 소녀, 성난 황소 네마리에 둘러싸인 여성을 구출해낸 20대 청년 등이 포함됐다.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갈수록 인정이 메말라가는 세태에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건 이들이야말로 인류공동체를 지탱하는 ‘진짜 영웅’이다.” 영웅기금 위원회가 밝힌 선정기준이다.

위원회측은 “따라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군인들, 범죄자들과 대치하다 목숨을 잃은 경찰관들 등 모두가 영웅이지만 아쉽게도 수상대상에서는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네기 재단이 이같은 적지만 참다운 영웅을 선정해 시상하기 시작한 것은 1904년. 당시 철강왕 카네기의 뜻에 따라 매년 네차례씩 미국과 캐나다인 가운데 진정한 용기와 사랑을 몸으로 실천한 이들을 영웅으로 기려왔다.지금까지 선정된 작은 영웅은 모두 8천2백21명. 이들에겐 상금 3천달러와 영웅메달이 수여된다. 94년간 지급된 상금만 2천3백만달러(약 3백10억원).

작은 영웅들의 행동은 특히 미국과 캐나다의 청소년에게 값진 ‘사회생활 교과서’역할을 해왔다. 이 상은 봉사와 희생정신이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지를 알려주면서 인간이 마땅히 행해야 할 삶의 가치와 행동준칙을 강조하는 계기도 되어왔다.

작은 영웅이야기가 발표되면 미국내 많은 중고등학교에선 ‘영웅들’의 사례를 소개하는 수업이 진행된다. 그에 앞서 이 재단에는 자료를 요구하는 전화나 팩스가 폭주한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