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회불안 전국 확산…경제비상사태선포-물가통제 잇따라

  • 입력 1998년 9월 9일 19시 42분


텅 빈 모스크바 상점 진열대
텅 빈 모스크바 상점 진열대
러시아 내 일부 지방에서 경제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물가통제지역이 확산되는 등 정치혼란과 경제위기에 따른 사회불안이 러시아 전역에서 시작되고 있다.

러시아 서부 칼리닌그라드주는 8일 식품 연료 등 생활필수품 재고 확보, 연금생활자 및 저임금 노동자 지원자금 확보, 주민들의 기본 의약품 지급보장 등을 골자로 한 경제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주와 옴스크주도 물가통제를 시작했으며 중부의 스타브로폴주는 중요 생필품의 소비자 직판체제를 위해 도시지역의 백화점 개장을 중단시켰다.

사할린 지역에서도 식량공급 및 물가에 관한 특별대책이 발표됐고 카프카스지역의 아디게주는 빵 밀가루 설탕 소금 낙농제품 등의 가격인상폭을 20∼30%로 제한했다.

러시아 북서부 무르만스크주는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들에 식량원조를 호소했으며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긴급원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는 이날 비상각의에서 정부의 외화수입을 늘리기 위한 경제조치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대형 가스 및 석유회사는 일반 세금과 관세를 외화로 내게 되며 수출업체들은 수출대금으로 받은 외화 가운데 50%를 루블화로 바꾸도록 하는 조치도 취해질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부당하게 값을 올리는 소매업자들을 집중 단속하고 있으나 수입상품 뿐만 아니라 일부 국내 생산품 가격도 가파르게 올라 품절 가능성이 높은 상품의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다.

외환시장은 이날 3일째 폐장된 가운데 루블화 가치는 이날도 달러당 20.825루블로 고시됐다.

한편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국가두마(하원)가 두차례나 인준을 부결시킨 체르노미르딘 총리안을 철회하고 다른 인물을 찾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옐친대통령이 8일 측근 고위보좌관들과 협의한 후 재인준 요청을 보류했는데 이는 하원과 정치적 타협을 하겠다는 의사로 보인다.

국가두마 내에서도 새 총리감을 찾고 있지만 후보로 거론된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외무장관, 유리 루슈코프 모스크바 시장, 예고르 스트로예프 연방회의(상원)의장 등은 모두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알렉산드르 레베드 주지사는 9일 “나라의 위기가 깊어질 경우 언제든지 나라를 지도할 준비가 돼 있다”며 궁지에 몰린 옐친대통령을 공격했다.

〈모스크바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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