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등 美 기업들, 한국기업인수 「횡포」

  • 입력 1998년 9월 9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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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업의 한국기업 ‘후려치기’가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미국계 기업들의 경우 국내 기업과 인수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환율보장 등 터무니 없는 협상조건을 내세우는 바람에 매각 자체가 무산될 처지에 놓인 것이 여러 건에 이르고 있다.

▼입찰전제조건 무시한 포드〓기아 1차 입찰에 참가한 미국 포드사는 입찰의 주요 전제조건인 입찰보증금(응찰가의 10%)을 아예 예치하지 않은 것은 물론 최저 응찰가(주당 5천원)요건마저 무시했다.

포드는 아예 입찰에 참가할 자격조차 갖추지 못했던 것. 더욱이 포드는 기아입찰사무국이 현대 삼성 대우 포드 등 입찰 참가 업체에 입찰부대조건 철회여부를 질의하자 청와대와 주한미국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입찰이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항의했다.

▼수익률 보장 요구하는 AES〓미국의 발전설비 운영회사인 AES사는 5월28일 한화에너지와 발전사업부문 매각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실사가 진행중에 있다. 당시 한화는 매각대금(8억7천4백만달러) 중 3억7천만달러를 선급금으로 6월초에 받고 나머지는 40일 이후에 입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AES로부터 단 한푼도 입금되지 않았다. 이는 AES사가 전력을 납품할 한국전력과 한화에너지를 상대로 △한화가 예전에 올렸던 수익률을 그대로 보장해달라 △비상사태로 한국산업이 마비돼 전력납품이 필요없을 때도 납품을 보장해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내세워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

▼환율안정 요구한 로스차일드〓한라그룹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로스차일드사는 지난주 채권단에 부채 61.7%탕감을 요구하면서 기상천외한 부대조건을 달았다. 로스차일드는 △한국경제가 더이상 악화되지 말아야 하며 △한라그룹 매출액이 현단계에서 줄어들지 않아야 하고 △원화가치가 더이상 강세로 돌아서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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