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시험 배경]「내부결속-對外실리」 동시겨냥

입력 1998-09-01 07:21수정 2009-09-2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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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1일 탄도미사일을 전격적으로 발사한데 대해 일본 정부는 놀라움과 우려 그리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즉각 “지극히 유감스럽다. 더구나 일본의 수많은 어선과 항공기가 활동하고 있는 일본 해역에 사전 통고 없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아사히 등 신문과 방송들도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일본 정부는 8월 중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정보를 입수, 지난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과장급 비공식협의에서 발사 중지를 거듭 요청했으나 북한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본은 이날 뉴욕에서 예정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한 북한 경수로 건설비용 분담액 합의를 연기하는 등 강경 대응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여러갈래로 해석하고 있다.

첫째, 현재 뉴욕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북한 고위급회담과 관련, 영변 주변 핵시설문제에 미국과 한국 등이 강경자세를 보임에 따라 이를 제압하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

둘째, 일본인 납치의혹사건 등 진상규명을 둘러싸고 일본―북한간 국교정상화를 위한 협상이 1년 이상 교착상태에 빠지고 일본 정부가 북한에 대한 지원에 냉담한 자세를 보이자 확실한 ‘분위기 일신책’을 꾀해보자는 목적도 있다는 것.

특히 아시아 각국의 경제위기와 중국 한국의 수해로 북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희박해져가는 상황에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북한이 국제적 비난을 예상하면서도 초강경책을 폈다는 분석이다.

셋째, 내부 결속 강화와 대내외에 체제의 확고함을 선전하려는 노림수라는 지적이다. 5일 최고인민회의 개최에 맞춰 김정일(金正日)총비서의 국가 주석 취임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전략적으로 체제 정비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의도대로 국제 정세가 돌아갈는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당장 북한이 일본 열도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는데 대해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당장 동해 연안에 건설돼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는 물론 도쿄(東京)를 비롯한 대도시 그리고 미항모가 기항하는 요코스카(橫須賀)기지를 비롯한 각종 군사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와 관련해 “일본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논평했다. 따라서 일본은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기초로 북한에 대한 방위태세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93년도 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계기로 미일안보조약의 적극적인 재해석을 통한 아태지역의 신안보공동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군사활동 영역 확대와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해왔다.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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