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아시아처방은 세계대공황 부를 우려』

  • 입력 1998년 8월 20일 19시 48분


“국제통화기금(IMF)식 처방으로는 ‘아시아 경제위기’를 해결하기는 커녕 자칫하면 30년대의 세계대공황과 같은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MIT대교수는 미국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천’ 최신호에서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금융재정 긴축과 고금리를 최우선으로 주문하는 IMF식 처방을 이같이 비판했다.

IMF식 위기대처방식에 대한 회의론은 최근 IMF가 뭉칫돈을 지원한 러시아가 경제위기에 빠지면서 확산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IMF방식이 과거 멕시코경제위기 때는 유효했지만 차입금 비율이 높은 아시아 기업에는 고금리정책에 따른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IMF식 해결방안에 집착할 경우 30년대의 세계대공황과 같은사태가재연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국의 고정환율제같은 일시적인 외환관리제와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책 등긴급처방을 제시했다.

그는 “외환관리제는 자금의 해외도피나 해외투자 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겠지만 그 피해는 일시적”이라며 “금리인하로 국내경기가 회복된 뒤 외환관리를 다시 철폐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코헨 미 듀크대교수도 과거 남미에 사용했던 긴축과 고금리정책을 한국 등 구제금융지원 대상국가에 똑같이 요구하는 IMF의 관료주의적 특성을 일관되게 비판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핫머니 등 국제투기자본에 대한 규제 없이는 IMF 방식이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경제위기가 중남미로 확산될 경우 IMF는 재원부족으로 자금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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