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20년만에 「관계정상화」…79년 단교후

  • 입력 1998년 6월 18일 19시 43분


미국은 17일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한 지 근 20년만에 처음으로 아랍 지역에서의 안보 역할을 포함한 대이란 관계 정상화를 제의, 양국간 관계가 조심스럽게 해빙무드를 맞고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이날 뉴욕의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란에 대해 이같이 제의했다. 그러나 그는 양국의 입국사증 제한조치 해제와 미국 이란간 방문 촉진 등은 이란정부의 자세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미 행정부는 이미 이란과 문화 학술적 차원의 교류를 지원하고 상당수의 이란인의 미국 방문도 허용하기는 했으나 정부 차원에서 대이란 관계 정상화 의사를 밝히기는 79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으로 외교관계가 단절된 이래 처음이다. 미국은 국교 단절 이후 이란 외교관들에게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시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해왔으나 3월 유엔주재 이란 외교관의 로스앤젤레스 여행을 허용했다. 이어 5월에는 이란에 투자하는 서방기업에 대해 다마토법에 따른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도 금년 초 테헤란에서 열리는 세계레슬링대회에 미국 선수 5명의 입국을 허용한 데 이어 미국의 문화담당관파견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국간 관계개선 움직임은 이란에서 지난해 온건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정권이 들어서면서 개혁 개방정책을 펴기 시작했고 미국도 대이라크견제와 중동평화 진전을 위해서는 이란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간에는 △이란의 테러지원 중단 △미국내 이란 자산의 동결 해제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등 현안이 많아 전면적인 관계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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