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길 따라 「백색공포」 급속 전파…유엔 마약총회 개막

  • 입력 1998년 6월 8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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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불법으로 생산 거래되고 있는 마약과 향정신성 물질의 퇴치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마약 특별총회가 8일부터 사흘간 유엔본부에서 개최된다.

이번 유엔 마약 특별총회에서는 △마약 퇴치를 위한 각국간의 긴밀한 정보교환 △사법공조 체제강화 △마약거래로 생기는 돈의 세탁금지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된다.

이번 특별총회를 계기로 전세계 마약생산 주요지역과 유통실태 마약소비량 등을 알아본다.

▼마약생산〓생산지역이 확대되고 양도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마약생산지는 태국 미얀마 라오스 접경지역의 ‘황금의 삼각지’(아편 헤로인)와 남미의 페루 볼리비아 등 ‘코카인 삼각지’.

황금의 삼각지 16만3천여㏊에서 한해 생산되는 아편과 헤로인은 2천5백60여t으로 전세계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지역의 생산량은 한해 1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카인 삼각지’의 한해 코카인 생산량은 30만3천여t(96년). 이는 전세계 생산량의 98%에 해당한다.

10여년 전부터는 이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의 ‘황금의 초승달지역’이 아편생산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올랐다.

유럽지역에서 압수되는 헤로인의 75%, 미국내 압수량의 25%, 아프리카와 중동의 마약경유지에서 압수되는 양의 75%가 이 지역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지역의 마약생산이 널리 알려졌다.

최근에는 키르기스 카자흐 타지크 등 구소련에서 최근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도 ‘신흥 삼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키르기스 남부 오슈지방의 경우 주민 4백만명이 마약생산 및 밀매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경로〓남미에서 생산되는 코카인의 주요 소비지는 미국. 유엔 마약총회에 앞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해 소비되는 코카인의 양은 약 6백억달러(약 8천4백억원)에 이른다.

중앙아시아의 ‘신흥 삼각지대’에서 생산되는 헤로인의 주 소비지는 유럽과 러시아. 신흥 삼각지의 산악지역에는 비밀 마약정제 시설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밀매장소로 부상했다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측이 최근 발표했다.

‘황금의 삼각지’와 ‘황금의 초승달지’에서 생산되는 마약은 과거 비단길을 따라 유럽으로 가거나 홍콩 등을 거쳐 아시아 각국과 미국 등 전세계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약사용〓유엔 마약통제계획(UNDCP)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마약산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연간 4천억달러로 전세계 무역총액의 8%나 된다. 마약소비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3.3∼4.1%. 그 중 헤로인과 코카인 사용자는 각각 8백만명과 1천3백만명이나 된다.

<구자룡·김태윤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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