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폐연료봉 봉인작업 중단…중유공급 지연 항의

  • 입력 1998년 5월 14일 07시 00분


북한의 김영남(金永南) 외교부장은 최근 북한이 영변 핵원자로의 봉인을 뜯고 출입을 시작했으며 폐연료봉 봉인작업도 중단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미 뉴욕타임스지가 13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8일 북한에서 김부장을 면담하고 돌아온 셀리그 해리슨 21세기재단 연구원의 말을 인용, 북한이 중유 공급을 지연시키고 있는 미국에 대한 항의표시로 이처럼 94년 체결된 제네바 핵협정의 준수를 정지시켰다고 보도했다. 해리슨은 김부장으로부터 “4월19일 원자로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 봉인을 뜯었으며 8천개의 폐핵연료봉 중 봉인되지 않은 2백개의 봉인작업을 중지시켰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김부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핵동결협정을 충실히 이행해왔으나 미국은 뒤져 있기 때문에 협정의 일부분을 정지시켰다”면서 “미국이 우리의 이행속도를 따라오면 협력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고 해리슨은 전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관리는 “아직까지 북한이 봉인을 뜯었다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북한의 핵협정 위반여부는 원자로를 재가동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이 관리는 “폐연료봉 봉인작업은 실질적으로 완료됐으며 남은 2백개는 크게 의미있는 숫자는 아니다”고 말했으나 일부 핵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조치는 핵협정에서 이탈할지 모르는 불길한 신호”라고 분석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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