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동결 해제』위협…『美,기본합의 이행안한다』

  • 입력 1998년 5월 8일 19시 40분


북한은 7일 미국이 북―미(北―美) 제네바 기본합의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기본합의에 따른 대북(對北) 중유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동결된 핵설비들을 개봉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외교부대변인은 이날 중앙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내부 사정을 이유로 올해분 중유 제공 일정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고 경수로 건설사업도 진척시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위협했다.

외교부대변인은 “지금 우리의 해당부문에서는 미국측의 빈 약속에 더이상 귀를 기울이지 말고 동결된 핵설비들을 개봉해 정비하여 모든 것을 우리식대로 해나가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영변 핵발전소 수조(水槽)안에 있던 폐연료봉 8천여개를 꺼내 봉인하는 작업을 모두 마친 상태다. 이들 폐연료봉은 경수로 핵심부품이 북한에 도착하면 제삼국으로 반출하게 돼 있다.

북한은 96년 8월에도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한 적이 있으나 이번 위협은 최근 한미간에 중유비용과 경수로사업비 분담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관계자들은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중유공급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받는 한편 중유비용을 둘러싼 한미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기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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