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영화제]미국영화 올해도 「베를린점령」 할까

  • 입력 1998년 2월 15일 21시 01분


48회 베를린영화제 포스터
48회 베를린영화제 포스터
“올해도 미국영화 판이 될까.” 개막 5일째를 맞는 48회 베를린영화제에 각국에서 2천여 영화인들이 몰려들어 열기를 돋우고 있다. 이들의 관심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강세가 이어질까 하는 점. 미국영화는 지난해 경쟁부문에만 무려 7편이 출품돼 금곰상(대상)의 ‘래리 프린트’를 비롯, ‘로미오와 줄리엣’ ‘잉글리시 페이션트’ 등이 상을 휩쓸었다. 올해 공식부문에 출품된 작품은 5편. 이중 프랜시스 코폴라감독의 ‘존 그리샴의 레인메이커’와 알폰소 카론감독의 ‘위대한 유산’은 비경쟁부문에 나왔다. 경쟁부문은 최근 아카데미 9개부문 후보로 선정된 ‘굿 윌 헌팅’과 쿠엔틴 타란티노감독의 신작 ‘재키 브라운’, 미국대통령의 섹스스캔들과 맞물린 내용으로 화제가 된 ‘왝 더 독’ 등 3편이다. 지난해에 비해 숫자는 줄었지만 모두 지금 미국에서 치열한 흥행각축을 벌이는 영화여서 베를린에서 어떤 성과를 얻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월초 미국 박스오피스 3위에 올라있는 ‘굿 윌 헌팅’은 골든글로브 최우수각본상을 받은 영화. 시나리오를 쓴 풋내기 매트 데이몬은 하버드대학 시절 쓴 단편을 시나리오로 발전시켜 자신이 주연 윌 헌팅역까지 맡았다. 올들어 상복이 따르고 있어 베를린에서 어떤 결과가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흥행에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왝 더 독’은 1월초 미국에서 개봉됐다. 백악관에서 어린 걸스카우트대원을 유혹한 대통령이 언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국제적 긴장을 일으키는 내용이 클린턴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 이라크 공습경고와 맞물려 상당한 ‘장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 독립영화축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성장한 대표적 ‘선댄스 키드’ 쿠엔틴 타란티노가 최근 보수화바람을 타고 있는 베를린에서도 빛을 볼지가 관심거리. 한편 한국영화 가운데는 장선우감독의 ‘나쁜 영화’, 변영주감독의 ‘낮은 목소리2’가 비경쟁 포럼부문에 출품됐으며 김기영감독 회고전과 한국영화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독일 유력신문인 베를리너 차이퉁지는 “한국영화가 90년대 들어 사전검열을 폐지하면서 실험성과 생동감을 띠기 시작했다”며 ‘나쁜 영화’를 예로 들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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