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신용평가」믿을만 한가…무디스社등 평가기준 주관적

입력 1998-02-01 20:12수정 2009-09-2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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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0일 미국의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2로 두등급 낮췄다. 우리나라의 국가신뢰도를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격하,‘신용 없음’판정을 내린 셈이었다. 무디스의 이같은 조치로 우리나라는 그나마 남아있던 국제적 신뢰도를 상실, 국채발행에 의한 외화차입의 길이 막혔다. 국가신용등급의 하락에 따라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외환위기는 가속화했다.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등급이 때로 한 나라의 명운(命運)을 좌우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디스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IBCA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돈장사’를 하는 국제투자자들이 이들의 보고서를 기준으로 투자대상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들 평가기관의 평가기준은 적정하며 평가결과는 신뢰할 만한 것일까. 평가기관들이 평가대상국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파견하는 직원은 3∼4명으로 의외로 적다. 이들이 보고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본사에서 등급을 판정하는 과정은 비밀에 싸여있다. 이들 기관이 외부에 공개한 평가기준은 개략적인 것일 뿐이다. 더욱이 평가기관들이 스스로 밝히듯이 국가신용등급의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에 따라 이들의 평가기준과 과정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단기외채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외환보유고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몇달만에 국가신용등급이 6단계 이상 하락한 우리나라의 경우 필요 이상의 ‘몰매’를 맞았다는 것. 일본 도카이(東海)종합연구소 미즈타니 겐지(水谷硏治)사장은 “평가기관들의 평가기법을 보면 평가대상 국가의 신용상태를 정확히 평가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홍익대 무역학과 성범용(成範鎔)교수는 “미국의 재무제표 작성방식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기업과 국가의 신용등급이 낮게 평가되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평가기관들은 외환위기가 닥친 뒤 뒤늦게 등급을 낮추는데 급급해 ‘울리지 않는 경보기’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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