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왕국」 드 비어스神話 무너진다

  • 입력 1998년 1월 11일 21시 20분


전세계 다이아몬드 생산과 판매를 지배해온 보석 재벌 드 비어스 왕국이 무너지고 있다. 1932년 남아공에서 설립돼 65년간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을 석권해온 드 비어스는 흑인들에게는 인종차별정책을 밀어붙이는 백인들 힘의 상징과도 같았던 다국적 재벌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고객중의 하나인 한국에도 지난해 상반기까지 홍보활동을 했었다.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해온 아프리카 국가들을 카르텔로 묶어 번영을 누려온 드 비어스 왕국이 쇠락하는 이유는 최근 카르텔에 가담하지 않은 러시아와 호주 등이 다이아몬드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전세계 생산과 유통에서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초창기 완전독점은 물론 불과 3년전에 80%를 점유했던데 비하면 땅을 칠 정도로 엄청나게 하락한 셈이다.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국가중 남아공 및 보츠와나 나미비아 등 3개국은 아직 드 비어스가 구축한 카르텔의 완전 통제하에 놓여있다. 그러나 자이르 앙골라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은 독자적인 판매망을 만들기 위해 드 비어스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있다. 더구나 시베리아 광산 개발로 순도높은 다이아몬드를 값싸게 공급하면서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부상한 러시아는 드 비어스의 최대 경쟁자다. 질은 나쁘지만 생산량을 부쩍 늘린 호주와 최근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캐나다도 무시못할 상대로 등장했다. 아프리카 국가중 드 비어스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앙골라. 무기도입을 위해 쿠앙토 광산의 개발권을 브라질 회사에 양도했다. 〈파리〓김상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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