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貨 절하되나]외국인 투자-홍콩 달러반입 변수

  • 입력 1998년 1월 11일 21시 20분


《중국의 경제정책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상황과 관계없이 베이징(北京)정부가 금년 하반기부터 위안화 가치하락을 유도할 공산이 크다고 말한다.반면 경제학자들은 위안(元)화 가치가 정책적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위안화의 앞날을 점쳐본다.》 ▼평가절하한다〓우선 중국은 인위적 평가절하로 재미를 톡톡히 본 경험이 있다. 중국의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94년. 이중환율제도를 없애고 단일변동환율제를 도입하면서 이뤄진 35% 평가절하(달러당 5.8위안에서 8.7위안으로)는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중국은 대량실업사태로 인한 사회불안을 없애기 위해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 증대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않다. 실제 지난해 15차당대회 등에서 제기된 부실 국유기업의 ‘주식회사제 전환’은 대량실업을 불러 사회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쩌민(江澤民)정권으로선 환율조작으로 수출을 늘려 실업과 불황을 타개하려 할 것이란 분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무역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를 주목하고 있다. 환율변동은 6개월에서 1년후에야 무역에 본격적인 영향을 나타낸다. 올 하반기가 되면 지난해 하반기 경쟁국(한국과 동남아)의 평가절하 영향으로 중국과 경쟁하게 된다. 중국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평가절하 여부도 이때쯤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절하없다〓외환 관계자들은 “중국에 달러가 넘쳐흘러 위안화가 오히려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 근거로 △외국인직접투자(연평균 4백억달러)유입지속 △막대한 무역수지흑자(97년 4백3억달러) 등 달러조달의 양대창구가 제 기능을 하고 있음을 꼽는다. 평가절하는 구조조정에도 불리하다. 현재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은 ‘수입대체산업 육성’. 값비싼 자본재와 고급품을 수입하고 저가공산품을 수출하는 기존의 무역구조를 탈피해 부가가치가 높은 수입품을 자체생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추가 평가절하는 고부가 산업이 아닌 저가품 수출산업 쪽에 매달리는 결과가 된다.평가절하는 핵심자본재의 수입가격을 올리게 해 지난해 처음 10%대로 잡은 물가안정기조도 뒤흔든다. 미국과의 관계도 변수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4백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 상황에서 한국과 동남아를 겨냥한 평가절하는 미국과의 즉각 무역마찰을 일으킨다. 특히 중국이 86년이후 공들여온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는 미국의 입김이 결정적이다. ▼무엇이 결정할까〓역시 시장상황과 정책판단에 달렸다. 원화환율이 두배로 뛰어오른 12월중 한국의 수출증대는 7%에 그쳤다. 이것은 평가절하가 만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여기에 중국 성장에 결정적이었던 외국인 직접투자가 달라진 외환환경에서 얼마나 동남아 등지로 빠져나갈지도 환율 정책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7월 귀속된 홍콩이 앞으로 얼마나 외자조달기능을 잘 할 것인가도 역시 변수다. 홍콩이 외화를 계속 끌어오지 못하면 평가절하 유혹은 커진다. 중국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이 얼마나 순조롭게 해소될지도 관건이다. 금융기관 부실화가 심해지면 은행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평가절하를 통해 채무자인 국내기업을 건실화하지 않을 수 없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