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선정「올해의 인물」 美 인텔社 그로브회장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24분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국 마이크로칩 제조업체인 인텔의 앤드루 그로브 회장(61)을 「9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 발표했다. 『디지털 혁명의 진정한 계승자이자 새 밀레니엄을 앞둔 디지털 혁명의 지칠줄 모르는 선도자』라는 것이 그로브를 올해의 인물로 뽑은 타임의 변(辯). 타임은 29일자 최신호에서 『올해 미 경제가 거둬들인 풍성한 수확은 그의 업적과 무관할 수 없으며 컴퓨터 산업의 발전은 높은 경제성장과 낮은 인플레를 가져와 기존 경제학 교리를 흔드는 혁명적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의 마이크로칩은 PC 발전의 원동력이다. PC운영체계인 「윈도」를 개발, 「디지털 세계의 황제」로 불리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부와 명예도 인텔 마이크로칩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그로브의 명성은 인텔 마이크로칩의 전세계적 존재에서 알 수 있다. 미국에서 아프리카 오지에 이르기까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PC의 90% 이상이 펜티엄 프로세서 등 인텔의 마이크로칩을 장착하고 있다. 인텔이 생산하는 칩은 매달 4천조개. 지구인 한 사람당 50만개 꼴이다. 마이크로칩이 「신보다 더 보편적 존재」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 컴퓨터뿐 아니라 휴대전화 현금자동지급기 오디오 비디오 등 현대인의 필수품에 마이크로칩은 언제나 들어가 있다. 타임에 따르면 인텔의 재산가치는 1천1백50억달러. 한해 51억달러의 영업수익을 올려 세계에서 7번째로 돈을 잘 버는 회사로 성장했다. 헝가리 태생인 그로브는 스무살이던 56년 소련군이 헝가리를 침공하자 미국으로 망명, 뉴욕시립대 화공학과를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다가 68년 고든 무어와 함께 인텔을 공동 창업했다. 그는 47년 12월23일 미국 뉴저지주 소재 벨 연구소의 두 과학자가 트랜지스터를 발명, 디지털 혁명의 시대를 연 뒤 정확히 50년만에 정보혁명을 가속한 공로로 올해의 인물이 되었다. 〈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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